• 2022. 12. 24.

    by. 선셋Inc

    무인문구점-상가-상권
    무인문구점-상가-상권


    22.12.23일 창업일기. 상가를 보고 왔다. 파티룸, 부동산투자 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마음에 든 물건을 보면  보통 '아 이래서 이 입지에, 월세가 쌌던거구나.'하고 실망한다. 혹은 괜찮아도 확신보단 혼란이 온다. 오늘은 그 과정에 대한 일기다.

     

    무인문구점 창업 1편 - 첫 고민
    무인문구점 창업 2편 - 상가 방문, 상권 분석, 생각지도 못한 변수
    무인문구점 창업 3편 - 도매업체 
    무인문구점 창업 4편 - 키오스크 비용

     

     

    [1] 장점 : 내가 이 곳을 고른 이유

    1. 유동인구 및 타겟

    내가 무인문구점으로 생각해둔 곳은 학원가에 있는 1층이다. 그 지역에서 학원이 제일 많은 건물 2개 사이에 있는 상가랄까. 건물 지하주차장에 도착해보니, 학원차가 즐비했다. 그리고 1층에 서있어보니, 오후 3시쯤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1분마다 1명~3명 되는 인원이 계속 들어왔다가 나갔다가를 반복했다. 오후 6시쯤 방문했을 때도 아이들이 계속 왔다갔다 했다. 또한 옆 건물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소아과가 있으며, 후문쪽으로 나오면 바로 내가 생각했던 상가가 나온다.

    무인문구점-입지-학원
    무인문구점-입지-학원

     

    22년 12월 23일은 최고기온이 영하 8도, 최저 기온이 영하 14도인 날이었다. 그리고 방학이고 크리스마스 전전 날이다. 이런 날에도 이 정도 유동인구면 아이들 대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무인 문구점 대상이 5세~중학생 아이들이란 것을 생각했을 때에도 이 건물은 초등학교, 중학교, 아기들을 대상으로 모두 유동인구가 넘치는 곳이었다.

     

     

    2. 월세

    월세는 정말 좋은 입지인데 월세가 100만원 좀 넘는 금액에 나와 있었다. 평수는 15평이다. 비록 후면 상가이지만, 말했듯이 아이들이 제일 많이 지나다니는 두 건물 사이에 있는 상가라서 고객층 확보는 확실할 것 같았다. 이런 확실한 고객층이 있는 입지에 1층 15평에 100만원? 이 상가의 바로 옆옆은 CU일 정도로 유동인구가 괜찮은 곳인데 월세가 정말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2] 단점 : 내가 이 곳을 걱정했던 이유

    1. 거리와 현실

    이 지역은 우리집에서 자차로 1시간 거리다. 오는 길에는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다(생각보다 적게 걸림) 만약 처음 무인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열면 하루에 한번씩은 가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운전만 하다가 지칠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르바이트를 쓰면 된다지만 그 건 장사가 잘 될 때 이야기이고, 장사가 잘 안 되면 돈은 안 되는데 1시간 거리를 운전해야 된다면 개선하고 싶다기보단 빨리 그만 두고 싶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창업비용은 눈 녹듯이 사라지겠지.ㅠ

     

    2. 주변상권

    5분 거리에 꽤 큰 아트박스가 있고, 10분 거리에 정말 큰 규모의 다이소가 있었다. 무인문구점을 창업한 어느 대표는 무인문구점이 단순히 옛날 문방구라는 개념보다는 '아이들의 쇼핑 천국', '아이들의 백화점'이라고 했다. 무인문구점이 문구보다 완구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인 것 같다.

    무인문구점-아트박스
    무인문구점-아트박스

     

     

    우리는 백화점을 갈 때 단순히 싸다고 가지는 않는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좋은 곳을 골라서 간다. 질이 좋은 곳이라 하면 유명 브랜드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은 곳이랄까. 예로 NC백화점 같은 곳이 현재 신세계백화점같은 곳을 못 따라 가지 않나. 그렇다면 무인문구점을 차려도 근처에 아이들의 화려한 쇼핑센터(아트박스, 다이소)가 있다면 승산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가격도 너무너무 중요하긴 하다.

     

     

    3. 내부인테리어 상태

    난 인테리어를 꽤 해봤는데 아래와 같은 바닥 정도면 괜찮다고 보이겠지만 사실은 아니다. 상당히 많은 추가 비용을 예상해야 한다. 바닥이 안 되어 있어도 차라리 콘크리트 바닥이 애매한 상태보다 낫다.

    무인문구점-인테리어
    무인문구점-인테리어

     

    애매하게 철거되어 있어서 울퉁불퉁한 바닥일 때가 제일 문제다. 즉, 그 위에 덧방을 할 수도 없고, 그대로 쓰기도 애매한 경우. 울퉁불퉁한 장판은 물론 걷어내면 된다. 하지만 상가바닥은 보통 타일, 데코타일, 마루일텐데 이런 곳은 전부 바닥을  기계로 철거 후, 바닥 샌딩(다시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다시 해야한다. 즉, 다 돈이다.

     

     

    벽이건, 바닥이건, 천장이건 울퉁불퉁하거나 일부가 뜯어져 나가 있으면 다 인테리어로 나가야할 돈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바닥도 문제인데 여기는 천장도 택스가 떨어질 거 같은 느낌이 들어 다시 해야한다.

     

     

    [3] 그 외 변수 : 혼란 그리고 생각정리

    1. 변수와 혼란 : 흘러가는 상권? 텅텅 빈 무인아이스크림 점포

    1층에 마침 무인아이스크림점이 있어서 봤는데 정말 손님이 없었다. 꽤나 오랜 시간(30분 정도) 있었는데, 해당 아이스크림점을 방문하는 사람 딱 한 명.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남학생. 아이스크림 말고 꽤나 간식도 많은 점포인데 말이다.

     

     

    겨울이고 영하 8도라는 날씨 탓도 있겠지만, 유동인구에 대해 고명환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유동인구가 많아도 흘러가는 상권이 있고 머무르는 상권이 있다고. 아이들은 바빠 보였고, 학원을 오다니는데 정신이 팔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쇼핑한다던가, 과자라도 사먹던가 하는 여유가 보이지 않았다. 아침 출근할 때 옆에 뭘 팔아도 거들떠도 안 보고 오직 출근만 하는 그런 직장인의 모습을 아이들에게서 보았다. 

     

     

    2. 변수와 혼란 : 무인문구점의 핵심은 문구가 아니라 완구?

    어떤 유튜브를 보니 무인문구점을 가게 되는 가장 큰 핵심은 문구가 아니라 완구란 생각이 들었다. 문구더라도 예쁜 거, 귀여운 거. 엄마가 사주는 거 말고 ㅎㅎ 남자 애들은 로보트, 카드, 칼, 공룡, 자동차, 비행기, 레고 이런거.

     

     

    주력 상품이 완구라는 걸 생각해봤을 때, 주 타겟층 연령을 중학생으로 잡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더 어리게 봐야할 것 같다. 4살~초등학교 3학년 정도. 기억을 되돌려봐도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로보트를 갖고 노는 애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기껏 해봤자 레고였나. 보통 고학년쯤 되면 남자애들은 게임에, 여자애들은 연예인에 빠졌던 것 같다. 이렇게 봤을 때 무인문구점은 학원가보다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옆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방학이 있는 학교보다는 방학이 거의 없는 학원가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3. 생각정리 : 입지선정에 더 심혈을, 그리고 타겟층 재분석

    방문했던 상가 건물은 너무 춥지 않을 때 다시 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 다시 와서 관찰해도 아이들이 CU나 무인아이스크림점을 전혀 방문하지 않고 학원만 오가기 바쁘다면 이 곳은 탈락일 가능성이 많다.

     

     

    또한 지금 무인문구점 창업은 비용적인 측면에서나 난이도적인 측면에서나 허들이 낮은 편이고, 수익성도 괜찮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동네를 찾아봐도 괜찮은 곳엔 무인문구점이 거의 다 있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로 더 생기고 있다. 그래서 주변에 큰 문구점, 다이소가 없고, 새로운 상가 진입이 쉽지 않은 좀 더 독점적인 입지 선정에 더 심혈을 기울여봐야할 것 같다. (가능할까..?)

     

     

    또한 집에서 30분 정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곳이고, 중고등학생은 배제하고, 많아도 초등학생 저학년이 안 되는 연령대 아이들이 많은 곳을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써보고 나니 조건이 너무 많다.ㅎㅎ 그래도 이러한 조건들을 대부분 충족하지 못하면 안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